함께 삽시다 함께 삽시다 포도와 호박이 함께 삽니다 내 집에 찾아든 손님이 더 넓게 자리 잡습니다 수십 년의 포도나무가 한해살이 호박 줄기를 넉넉하게 대접합니다 큰 사람이 보듬어 안고 큰 사람이 자신을 나눕니다 큰 사랑이 보듬어 안고 큰 사랑이 자신을 나눕니다 마음의 풍경/마음의 풍경 2008.09.06
춤추는 강 춤추는 강 하늘로 오르기 위해 강이 춤을 춘다 굽이 돌아가는 길목마다 친구들이 서 있다 하늘로 오르는 강은 멈칫 멈칫 끈을 쉬 놓지 못한다 마음의 풍경/마음의 풍경 2008.09.06
雨後竹筍 雨後竹筍 따뜻한 남쪽 하늘 아래서 남 부럽지 않게 살다 어느날 전 서울 미아리 수도원 언덕으로 옮겨졌습니다. 하루 하루가 힘겨웠고 햇살은 따뜻함을 제게 주지 못했습니다. 추웠습니다. 외로웠습니다. 제 얼굴을 씻어주던 남쪽 바람이 그리울 때마다 전 죽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춥고, 배고.. 마음의 풍경/마음의 풍경 2008.09.06
꿈을 꾸는 천사들 꿈을 꾸는 천사들 할아버지가 손주들의 여름을 위해 땀흘려 과수원에 하늘을 담은 놀이터를 만들었습니다 손주들의 물놀이에 할아버지도 덩달아 세월을 벗고 천사가 됩니다 물세례를 주려는 할아버지와 기쁘게 도망을 가는 손주들은 여름 한낮 꿈을 꾸는 하느님의 천사들입니다 마음의 풍경/마음의 풍경 2008.09.06
양심성찰 양심성찰 밤새도록 온몸으로 장대비를 맞은 가녀린 솔잎은 자신에게 남겨진 상처들을 해돋는 아침 한 방을 두 방울 미련없이 떠나보냅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는 우리들의 시간 일상의 아픔과 슬픔, 몰이해를 밝혀진 촛불에 아낌없이 태워 우리 주님께로 말끔히 떠나보냅시다. 마음의 풍경/마음의 풍경 2008.09.06
수도자 수도자 때로는 바람과 함께 때로는 파도소리와 함께 때로는 눈을 감은 채 투벅투벅 삶을 걸었다 남겨진 체취는 파도에 씻겨지기도 하고 가슴 한 켠 기쁨으로 또 다른 가슴 한켠은 슬픔으로 채워지기도 하고 오늘도 수도자는 걷는다 우리는 순례자입니다 마음의 풍경/마음의 풍경 2008.09.06
함박웃음 함박웃음 다들 머리 세워 하늘을 쳐다 볼 때 함박웃음 땅으로 고개 숙여 친구들을 살핍니다 세상이 내가 더 높다 내가 더 크다 내가 더 힘있다고 소리칠 때 함박웃음 하얀 손짓으로 친구들을 반깁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9,35) 마음의 풍경/마음의 풍경 2008.09.06
성체조배 성체조배 말이 필요없습니다. 한 줌 햇볕이면 충분합니다. 성체조배, 주님을 만나는 시간과 공간 한 줌 햇볕이 붉은 성체등에서 퍼져나오면 우리 영혼은 맑아집니다. 성체조배, 주님의 평화입니다. 마음의 풍경/마음의 풍경 2008.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