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로 세상보기/일상을 떠나서

오대산 상원사

하늘바다angelo 2010. 2. 11. 17:31

오대산 상원사 

 

오대산 월정사를 스치듯 지나 상원사를 향한다.

매번 월정사와 전나무 숲길만 걷고 돌아섰는데

일행 중 한분이 옛기억을 더듬어 걸어 갈만 하다고 하기에

오늘은 겨울 눈길 위를 걷는다.

 

 

계곡의 물소리는 눈에 덮혀 고요히 잠을 자고 있나보다.

배고픈 동물들의 발자욱과 살짝 머리만 내밀고 있는 바위들만이

계곡 위 하늘을 받치고 있다. 

 

 

시원하게 뚫린 길,

자동차들이 다닌다.

멀지 않은 길 이 아름다운 겨울 길을 포기하다니... 불쌍하다!

 

 

 

 

아니...

한시간은 족히 걸은 것 같은데...

곧 나오리라 생각했던 상원사는 어디로 숨어버렸나?

겨울눈에 파묻혀 동면 중은 아닐터...

 

 

여기까지만 걸었습니다.

차로 상원사로 먼저 떠난 분을 전화로 불렀습니다.

동행들은 휴대폰의 위력을 고마워했지요.

 

 

길을 오르다 만난 상원사는

겨울 햇살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단청은 흰눈과 어울려 더 또렸해지고...

 

 

뒤뜰의 가려진 공간은 나름대로

겨울을 즐기고 있습니다.

키작은 나무는 눈과 조금더 가까운 사이인가 봅니다.

 

 

상원사 동종 국보36호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

신라 성덕왕 24년(725)

그 아래 한 여인이 다소곳이 울림을 기다립니다.

천년 세월을 ...

 

 

눈사태가 일어날 징후인지

햇살에 노출된 지붕 위의 잠자던 눈은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후훕"  움찔 거립니다.

 

 

후두두둑~

후두두둑~

지난던 사람마저 깜짝 더불어 놀랍니다.

 

 

 

 

 

 

굴뚝의 하얀 연기, 눈이 되고픈 하얀 연기는

자기를 닮은 눈을 만나러 땅으로 갈까?

구름을 만나러 하늘로 갈까?

망설임의 춤사위가 한창입니다.

 

 

그냥 스쳐 지날 수 없었습니다.

이수일의 바짓단을 부여잡은 심순애의 애절함을 보았기에...

 

 

 

 

내려오는 길

섶다리 하나, 겨울을 이고 있는 섶다리 하나

가던 길 멈추고 계곡을 건너보라고 손짓하기에

개구진 아이 마냥 폴짝폴짝

겨울 위에 도장을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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