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지난 12월 15일 광주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후, 구례를 향하던 중 곡성에서 멈췄다. 섬진강 기차마을, 과거로의 여행같아서...
오늘도 지난달의 추위와 버금가는, 어제가 아니라 오늘이라 더 옷깃을 여며야 했다. 어린시절 포항역의 모습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그 시절로 들어선 것 같은 묘한 기분이다.
카메라를 든 손끝이 아리다. 장갑이 있어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데 지난 11월의 기억이 장갑을 찾아들게 했으니 망정이지...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작은 명패 아래를 지나 역사 안으로 들어섰다. 간이역... 초라한 모습! 겨울이라 오가는 사람마저 없어 더욱 을씨년스럽다. 간이역의 긴 나무의자는 초등학교 시절 '걸상'이 이미지로 겹쳐진다.
지금은 관광, 체험으로 10킬로미터를 섬진강변을 따라 하루에 수차례 운행을 한다고 한다. 시간대가 이미 늦어서인지, 아니면 겨울 추위로 운행을 중단했는지... 분위기 만으로는 시간은 멈추고 바람만 열심히 땀을 흘리는 모양새다.
영화 촬영도 했다는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드라마 '경성 스캔들'을 촬영했다는데...
텅빈 역에는 외로이 서 있는 기차들과 그 기차가 정해진 길을 가고 올 수 있도록 땅을 지키고 있는 철로만이 겨울 추위를 온전히 마주하고 있다.
증기기관차, 난 타보았을까? 인터넷 검색으로 언제까지 이 증기기관차가 대한민국을 누볐는지 알아본다면 알 수 있을까?
어느 길이 떠나는 길일까? 오른쪽, 왼쪽? 어느 길이 돌아오는 길일까? 오른쪽, 왼쪽?
곡성역 바로 곁에는 촬영 세트장이 6-70년대 작은 읍내 중앙통을 극장을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다.
극장 간판, 지금 상영 중인 '미워도 다시 한번' 다음 예고편으로 '카인의 후예' 광고 그림이 어린시절 딱지팔아 모은 돈으로 어쩌다 갈 수 있었던 포항극장, 시민극장, 아카데미극장... 그 흥분되던 순간을 지금 이 자리로 초대하고 있다.
이 정도면 기억 여행으로, 어린시절 여행으로... 초대할만 한가요?
지금도 우리는 어제라는 과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어제를 돌아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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