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있어 길을 걷다/남해 바래길

남해 바래길 1코스 다랭이 지겟길 -둘-

하늘바다angelo 2011. 2. 9. 17:47

 

남해 바래길 1코스 다랭이 지겟길 -둘-

 

 

남해의 바닷가 마을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따뜻한 봄날 햇빛을 즐기고 있는 아이들같습니다.

바다와 땅이 포근한 기운으로 서로를 어루만져줍니다.

 

 

다랭이 마을을 향해서 걸어가는 길 무슨 행사라도 있는 듯 길게 양편으로 자동차가 줄을 서서 있습니다.

저 아래 바닷가 바위 위에 낚시꾼들이 거짓말 조금 보태어 바글바글합니다.

주차된 차와 낚시꾼이 서로 아는 사이들 같습니다.

낚시꾼들은 거의 대다수가 남자들이겠지요.......

 

 

저기 저 밤섬을 수평선에 두고

발 아래 천길낭떠러지 아래 어찌 길을 찾았는지 몰려든 바글거리는 낚시꾼 아저씨들을 두고

자식 사랑 때문에 떨쳐버릴 수 없는 시름과 걱정을 자투리 땅에 심고 허리굽은 어머니가

겨울 햇살에 부지런히 사랑을 일구십니다.

 

 

 

어머니들의 땀과 눈물이 바위틈 벼랑 위에 떨어집니다.

다랭이밭들은 가난한 어머니의 땀과 눈물로 결실을 키웁니다.

 

 

도로 곁의 추락 방지 시설 위에

어머니의 땀과 눈물 그리고 그 사랑을 알고 있는 땅이 돌려준 호박 한 덩이가 놓여있네요.

어머니의 호박 한 덩이는 벼랑 아래 모든 낚시꾼들을 합친 것 보다 더욱 넓고 커다랗습니다.

 

 

 

 

벼랑 아래 자투리 땅에서 어머니가 호박을 모아들이고 계셨네요.

아, 어머니! 사랑합니다, 어머니!

복이 호박넝쿨 채 굴러 들어 오겠지요!

 

 

해가 긴 그림자를 남기 듯

남해의 어머니들이 제게 여운을 길게 남깁니다.

 

 

 

어머니들이 벼랑 위에서 던진 호박덩이가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깊게 호흡을 하고 어머니들을 위해 화살기도 슝슝!

 

 

 

 

가천 다랭이 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다랭이 대장군과 여장군, 장승이 오서오라 손짓합니다.

따뜻한 햇빛을 등에 이고 걸어갑시다.

 

 

벼랑 위 자투리 땅에 어머니는 땀과 눈물을 심으셨는데

동화 속 그림같은 별장이 욕심쟁이처럼 해를 몽땅 혼자만 받으려 서 있습니다.

벼랑 위의 집들이 하도 아슬하여 도로가에서 일을 하시던 분과 이런저런 말을 나누었습니다.

저기 저곳에 별장을 짓기 위해 저 벼랑 아래까지  지반 공사를 했다면...

돈이 얼마나!!!!!! 별장 주인은 돈을 벼랑 위 자투리 땅에 심었습니다.

 

 

다랭이 마을이 한눈에 쏙 들어옵니다.

햇볕을 조금씩이라도 나누기 위해 살짝 살짝 몸을 비틀고 앉았습니다.

좁지만 얼굴에 웃음꽃 피웠습니다.

 

 

 

 

저기 저 골목 길엔 무슨 사연들이 있을까요?

우리들 사는 이야기가 있겠지요!

 

 

다랭이 밭입니다.

우리 할머니의 할머니 그 할머니의 할머니...

할배는 어디 가셨을까? 분명 할배의 할배 그 할배의 할배도 계시겠지요!

벼랑 위 자투리 저 땅 위에서 얼마나 많은 채소들과 곡식들이 지금껏 자랐을까요?

 

 

 

 

 

 

 

 

할배는 여기 계셨네요.

손맛을 음미하고 계시는 걸까요?

할매는 지금 저녁 밥 준비하시느라 아궁이 지키고 계실까?

 

 

바다까지 곡식과 채소를 심을 기세입니다.

 

 

휘 둘러 보십시오, 지는 해를 따라 고개 쑥 내밀고 휘 두러 보십시오.

우리 어머니, 아버지의 숨결을 느껴 보십시다.

 

 

 

 

 

 

 

 

 

 

 

 

 

 

마당 한켠에 큰 바위가 요지부동 뿌리를 내렸습니다.

배추도 자라구요.

 

 

할매요, 여기저기 무얼 그리 많이 데롱데롱 달아 놓으셨어요?

아들 사랑, 딸 사랑, 며느리 사랑, 사위 사랑, 손자손녀사랑 주렁주렁 달아 놓으셨군요!

건강하세요.

 

 

 

우리 할매 이웃들은 어떻게 사실까?

 

 

 

 

 

 

 

 

 

 

 

 

주님 사랑 온 땅에 가득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