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시렵니까?
비오는 날의 틈새, 잠깐 하늘이 쉬고 있을 때, 숲길을 걷다가 신발을 신고는 걸을 수 없는, 아니 걸을 수는 있지만 곤란한 길을 마주합니다.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신발을 남겨둔 채 흘러 마주 오는 차가운 산 물에 발을 담고 일탈을 즐깁니다
미끄러워 넘어질 뻔도 하고 흙 속에 숨어 있는 돌을 밟아 살짝 뛰기도 하고 풀숲 속에 혹 나를 두렵게 하는 무엇이 있을까 경계심도 발동하고 가꾼 듯, 가꾸지 않은 듯도 한 복숭아 하나 따 흐르는 물에 씻어 입에 베어 물고 앞서가는 아줌마 넓은 엉덩이에도 눈길 한 번 주며 혼자만 아는 미소를 띄웁니다.
되돌아 오는 길, 그 길에서 그 곳,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하얀 내 신발을 마주하고 반가운 마음에 사진 한 장 찍었습니다.
어찌하시렵니까? 산 길에서 마주한 물이 흐르는 길을 만났을 때...... 그 길로 들어 서시렵니까? 신발 때문에 돌아 서시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