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11구간 효자길 구간
북한산 둘레길 11구간 효자길 구간
"울창한 그 숲엔 효심이 짙은 녹음처럼 배어"
-효자동 공설 묘지에서 사기막골 입구까지, 2.9Km-
효자길 구간을 시작한 때가 오후 1시,
12시 반이면 어김없이 울리는 뱃고동 소리도 이미 지쳐있다.
아무리 두리번 거리며, 기웃거리며 걸어도 뱃고동 소리를 달랠 공간을 찾지 못한다.
앞서가던 부부도 적절한 자리 찾기를 포기하고 길가 한편에 자리잡고 늦은 점심을 시작한다.
에휴~~ 포기하기도 그렇고
눈을 번쩍 띄게하는 마른 계곡이 등장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간 곳에서 명당자리 찾았다.
계곡은 말랐는데 그래도 끊임없이 졸졸 물이 흐르는 작은 웅덩이 발견했다.
자리를 펴고 진수성찬, 김밥과 과일과 커피....
시간은 두시 반이다.
포로롱 새들이 물 웅덩이로 교대로 날아든다.
큰 놈, 작은 놈, 어중간한 놈....
주위를 매섭게 경계하고 호로록 물 한 모금 꼴깍
두어번 같은 모습을 반복하곤 포로롱 길을 떠나며 자리를 비워준다.
관광버스에서 방금 쏟아져 내려와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앞에 길게 줄을 선 형형색색의 아줌마들처럼...
오늘 둘레길 중에서 최고의 명장면 목격했다.
카메라 렌즈를 들이댈 수도 없었다.
감동이 철철 계곡을 채운다.
둥둥 둥둥 쟁쟁 쟁쟁 몇몇 굿당들도 지나고
마른 계곡도 지나고
다리도 건너고...
좀 삭막하긴 했지만 시월 초의 더위도 꽤 힘 자랑을 한다.
사기막골로 접어드는 길인가 보다
아니 밤골인가?
밤송이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 알맹이는 누군가 이미 사악~~~
건장한 두 친구가 조금씩 여름 열기를 잃어가는 가을 초입에
폴폴 흙먼지를 일으키며 비켜 지나간다.
어깨 맞대며 걷는 그들이 아름다워....
뒤돌아 본다.
길 가운데 섬
발로 찾아들 수 있는 무인도
길을 열얻다 다시 닫아주는 섬
왜?
섬을 개발하면 넓은 길, 편안한 길이 되는데...
그냥 두었을까?
섬 뒤로
북한산 거봉들이 우뚝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참 작은 섬이다.
벌써 효자길 구간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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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5일의 일기-
교통편
효자동동 공설 묘지 : 구파발역 1번 출구 - 704, 34번/효자동 마을 금고 하차(도보 5분)
사기막골 입구 : 구파발역 1번 출구 - 704, 34번/사기막골 하차(도보 5분)